[Prologue to the Series]

 

많은 플랫폼 업체들이 제조업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아주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나, 최근의 움직임은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가 촉발한 측면이 있다. 구글은 이외에도 2012년 개발자 회의에서 태블릿PC ‘넥서스(Nexus) 7,’ 스마트 안경인 ‘구글 글래스,’ 홈 미디어 허브 역할을 하는 '넥서스 Q'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윈도우8’을 탑재한 태블릿PC인 ‘서피스(Surface)'를 직접 개발하여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아마존은 진작부터 전자책(e-book reader) 킨들을 제조해 오다가 작년에 이를 태블릿PC 형태로 업그레이드한 '킨들 파이어(Kindle Fire)'를 내놓았다. 더 나아가 아마존이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페이스북도 내년 중에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랫폼 업체들이 제조업에 진출할 때는 대체로 자신의 플랫폼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또는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물론 처음에 제조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이같이 ‘방어적’인 동기였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순수하게 플랫폼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제조업을 바라보지는 않는다. 즉, 플랫폼의 강력한 지배력을 활용하여 제조업까지 입지를 넓히려 한다거나, 아니면 플랫폼과 제조업간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제조업으로 진출해 보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두 사업 간에 시너지가 존재하는지는 별개의 이슈이고, 이런 주장을 근거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는 걸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플랫폼 업체들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즉, 제조업에 진출한다고 해서 자신의 플랫폼이 더 튼튼해지지도 않고, 또 제조업에서 성공할 가능성도 매우 낮다. 앞으로 세 번에 걸쳐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의 케이스를 살펴보면서 이들의 제조업 진출 동기, 예상되는 결과 등을 생각해 보도록 한다. 이 네 기업의 상황이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넷을 종합하면 좀 더 일반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에서 플랫폼이란 ‘SW 플랫폼’(OS 및 미들웨어)과 ‘서비스 플랫폼’을 포괄한다. SW 플랫폼 기업이 서비스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개념적으로는 구분되어 있다. MS는 SW플랫폼 기업이고, 구글은 SW플랫폼 및 서비스 플랫폼(검색), 아마존(e-book)과 페이스북(SNS)은 서비스 플랫폼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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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ntro

 

애플의 아이패드가 장악한 태블릿PC 시장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출사표를 던졌다. 재작년에 애플이 아이패드를 출시한 이래 태블릿PC 시장은 매년 배 이상 성장하여 올해는 1억대 이상의 태블릿PC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MS는 자신의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태블릿PC를 아직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적극적으로 돌파하기 위해 MS는 이번에 자체 개발한 태블릿PC인 ‘서피스(Surface)’를 출시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MS가 하드웨어를 직접 제조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그 배경과 전망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특히 MS와 협력하여 윈도우용 태블릿PC를 준비하고 있는 제조업체들은 MS의 진의를 파악하느라 촉각을 곤두세우는 듯하다.

 

 

2. MS의 모바일 OS 전략

 

MS는 PC용 OS를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높은 이익을 누려왔지만 모바일 OS 시장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태블릿PC는 아예 출시도 못했고,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MS 운영체제의 시장점유율이 2%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잘 알다시피, 태블릿PC와 스마트폰 시장 모두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바일 기기의 판매량이 PC를 추월하면서 OS의 중심축도 모바일 OS로 옮겨가고 있다. 2011년 PC 판매량은 3.5억대인데 비해, 스마트폰 4.8억대, 태블릿PC 6,800만대에 달했다. 모바일 기기 판매량은 빠르게 증가하는데 비해 PC는 거의 정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어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다.

MS도 이처럼 급성장하는 모바일 OS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6월에 MS는 PC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보다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내놓았다. 우선, 10월에 출시될 새로운 PC용 OS인 ‘윈도우8’을 태블릿PC 영역까지 확대하기로 하였다. 또한 ‘윈도우8’과의 호환성을 극대화한 ’윈도우폰 8‘도 연말에 출시하여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MS는 오래 전 부터 통합OS 전략을 추진해 왔는데, 이번 발표로 이 같은 전략이 좀 더 구체화된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MS는 2011년 Partner Conference에서 윈도우를 모든 플랫폼을 지배하는 생태계로 만들 것이며, 조만간 PC-태블릿-스마트폰-게임 콘솔(Xbox) 등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게 되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태블릿PC ‘서피스’의 출시는 MS가 직접 나서 안드로이드 진영 및 애플과 정면으로 승부하겠다는 각오를 보이는 첫 번째 move로 해석된다.

 

 

3. MS 태블릿PC '서피스‘의 성능 비교

 

지난 6월에 공개된 ‘서피스’는 운영체제에 따라 윈도우 RT 버전과 윈도우8 Pro 버전 두 종류가 있다. 윈도우 RT 버전은 다른 태블릿PC와 마찬가지로 ARM 기반의 CPU인 Nvidia Tegra 3 AP(Application Processor)를 탑재하였다. 반면에 윈도우8 Pro 버전은 일반적인 PC에서 사용하는 x86 기반의 CPU인 Intel Core I5 Processor를 사용하였다. 윈도우8 Pro는 무게나 크기, 성능 면에서 노트북 PC와 유사하다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윈도우 RT 버전 ‘서피스’를 다른 태블릿과 비교하면 사양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화면 크기, 스토리지 등의 주요 기능이 중저가용으로 자리매김한 ‘넥서스 7’이나 ‘킨들 파이어’보다는 뉴 아이패드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한편 MS의 서피스는 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초점을 맞춘 기존 태블릿PC에 비해 콘텐츠 생산을 보다 용이하게 함으로써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우선 태블릿 커버에 쿼티(QWERTY) 자판을 내장하여 쉽게 콘텐츠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하였다. MS의 오피스를 기본으로 탑재한 것도 큰 강점이다. 뿐만 아니라 microSD, USB와 디스플레이 출력 포트를 장착한다든지, 태블릿PC의 거치대인 '킥 스탠드(Kick Stand)'를 내장함으로써 노트북과 유사한 사용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앱스토어가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PC에 비해 크게 부족한 것이 약점이긴 하나, 이러한 차별화 포인트를 바탕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표> 주요 태블릿PC 기능 비교

구 분

MS Surface

애플 New iPad

구글 Nexus 7

아마존 Kindle Fire

운영체제

윈도우 RT

iOS 5.1

Android 4.1

Android 2.3

무 게

676g

652~662g

340g

413g

두 께

9.3mm

9.4mm

10.4mm

11.4mm

화면크기

10.6"

9.7"

7“

7"

해상도

unknown (HD)

2,048X1,536

1,280X800

1,024X600

메모리

1GB(?)

1GB

1GB

512MB

프로세서

Nvidia Tegra 3 1.3GHz Quad Core

Apple A5X 1GHz

Dual Core

Nvidia Tegra 3 1.3GHz

Quad Core

OMAP 4 1.0GHz

Dual Core

스토리지

32/64GB

16/32/64GB

8/16GB

8GB

카메라

unknown

전면 30만 화소

후면 500만 화소

전면 120만 화소

-

통 신

WiFi (3G X)

others unknown

3/4G, WiFi

Bluetooth

WiFi/NFC

Bluetooth

WiFi

출력단자

microSD, USB 2.0

Video

-

Video, USB 2.0

USB 2.0

가 격

unknown

499~829달러

199달러(8GB)

199달러

* MS Surface는 윈도우8 RT 모델을 기준으로 하였음

 

 

4. 지금까지의 MS 하드웨어 진출 사례

 

마이크로소프트가 지금까지 PC를 직접 제조한 적은 없지만, 꾸준히 다양한 하드웨어 제조를 시도해 왔다. 한 IT전문 매체는 최근에 지금까지 MS가 시도한 하드웨어 진출 사례 11개를 조사하여 정리하였다. 여기에 따르면 MS가 대표적으로 성공한 하드웨어는 2005년에 시작한 Xbox 360 게임기이다. (Xbox 360과 게임 판매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엔터테인먼트 & 디바이스 사업 부문은 2012년 2분기 매출액이 17.7억 달러로, MS의 중요한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밖에도 게임기와 함께 쓰는 조이스틱(1999년), 역시 Xbox용으로 개발된 키넥트(Kinect)라는 동작인식 장치(2010년)도 성공을 거둔 편이다. 그 이외에 PC용으로 만든 인체공학 키보드(Natural Ergonomic Keyboard 4000)(2005년) 정도를 성공 사례로 꼽고 있으며, 나머지 7개의 시도는 모두 실패한 것으로 평가하였다. 실패작 리스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을 꼽으면, 웹 TV(1997년), MP3 플레이어 Zune(2006년), 태블릿PC(2002년), 일종의 스마트폰인 Kin Phone(2010년) 등을 들 수 있다. PC를 제외한 모든 스마트 기기를 한 번씩은 시도해 본 셈이다.

이처럼 꾸준히 하드웨어 진출을 시도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 서피스 출시에 대해서도 모바일 기기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에 맞추어 MS가 본격적으로 제조업에 뛰어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오는 것이다.

 

 

5. MS의 ‘서피스’(하드웨어) 및 윈도우8(OS) 가격 책정: 경쟁인가 협력인가

 

지금까지의 PC에서와 같이 이번 태블릿PC의 경우에도 MS는 이를 제조할 협력업체들을 지정하였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 델, 레노보, 아수스가 서피스 이외의 윈도우8 태블릿PC를 생산할 예정이다. 그리고 MS는 윈도우 태블릿PC이 처음 출시되기 때문에 다른 제조업체에게 기능, 사양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기 위해서 서피스를 내놓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제조업체들은 MS의 서피스 출시를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우선 하드웨어와 윈도우, 오피스를 함께 판매하는 MS에 비해 하드웨어에서만 이익을 내야하는 제조업체는 가격 면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양자 간에 가격과 대해 이견이 없을 수 없다. 특히 윈도우 태블릿의 성공 가능성이 아직 불분명한 상황에서 안드로이드와는 달리 윈도우 라이선스 비용까지 지불해야 하는 제조업체로서는 이러한 상황이 달가울 리 없다. 뿐만 아니라 서피스가 윈도우 태블릿의 기준을 제시할 것이기 때문에, 다른 제품들은 서피스와 차별화할 기능을 추가해야만 시장에서 먹힐 텐데 이는 곧 제품의 원가상승 요인이 된다. 보다 근본적으로, 제조업체들은 MS가 이제 본격적으로 제조업에 진출하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MS가 기본형 서피스의 가격을 199달러로 책정한다는 최근의 소문은 이러한 우려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다. 서피스는 499달러에 판매되는 뉴 아이패드 기본형과 비슷한 사양을 갖추고 있으며, 199달러에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아마존 킨들 파이어, 구글 넥서스7보다 훨씬 기능이 좋다. 아이패드 기본형 부품 원가만도 300달러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니, 199달러라는 가격은 엄청난 적자를 전제로 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MS가 서피스를 199달러에 판매한다면, MS Office와 다른 MS의 서비스들을 2년 계약으로 - 예컨대 200달러를 2년에 나누어 내는 계약 - 끼워 파는 형태가 될 것으로 추측하는 사람들도 있다.

현재로서는 MS의 진의를 확인할 수 없어서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지만, 이 같은 가격책정이 잘 작동할지는 의문이다. 물론 Xbox 360, 킨들 파이어가 제조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으며, 이들은 게임, 서적, 애플리케이션 등의 판매를 통해서 적자를 메우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사업 모델은 하드웨어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구매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적자를 메우는 것인데 비해, 서피스의 경우에는 사실상 ‘강제적’으로 오피스 등을 끼워 파는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서피스의 가격을 199달러가 아니라 399달러로 인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또 다른 문제점은 Xbox와 킨들 파이어의 경우에는 한 기업이 하드웨어와 콘텐츠를 함께 제공하기 때문에, 모든 손익의 발생이 그 기업 내부의 일이다. 따라서 하드웨어와 콘텐츠의 매출 및 비용을 어떻게 배분하건 그 기업에만 영향을 미친다. 그렇지만 서피스의 경우에는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기업은 여럿이고 소프트웨어는 MS만이 제공한다. 따라서 다른 제조업체들에게 아주 파격적인 조건으로 윈도우8과 오피스를 라이선스하지 않는 한, 제조업체들이 이런 가격에 윈도우 태블릿을 판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MS가 가지고 있는 윈도우 및 오피스 라이선스에 대한 독점력을 감안할 때, 경우에 따라서는 MS가 경쟁기업들을 차별했다거나 또는 이들을 시장에서 배제하려고 했다는 이유로 반독점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이쯤에서 MS는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 만약 서피스의 판매량을 늘리는데 주안점을 둔다면, 특별히 뛰어난 하드웨어 제조역량을 갖추지 못한 MS로서는 가격을 낮추는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앞에서 지적하였듯이 MS는 하드웨어의 적자를 소프트웨어 판매를 통해 보전할 수 있지만, 다른 제조업체들은 적자를 보는 상황이 지속되어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다른 제조업체가 최소한의 이익을 볼 수 있도록 서피스 가격, 윈도우 및 오피스의 라이선스 비용을 책정한다면 서피스의 판매량은 줄더라도 윈도우 태블릿 전체 판매량은 늘어날 수 있다.

이 둘 중 어느 쪽의 MS 이윤이 더 큰지는 실제 가격과 판매량 자료를 가지고 따져 보아야 알 수 있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은 후자가 더 바람직한 접근이라는 걸 알려준다. 즉, PC시장에서 MS는 윈도우만을 판매하고 많은 제조업체들이 다양한 가격과 형태의 PC를 제조함으로써 PC시장의 규모를 크게 키움으로써 MS도 큰 이익을 볼 수 있었다. 많은 제조업체들로 구성된 안드로이드 생태계와의 경쟁을 고려할 때도, MS가 혼자서 제조와 OS를 모두 담당하는 것보다는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맡아서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혹시라도 MS가 애플과 같은 HW-OS 통합형 구조를 궁극적인 목표로 한다면 그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애플은 (디자인, UI 등을 포함해서) 뛰어난 하드웨어 제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오랫동안 통합형 구조를 유지한 경험이 있다. 뿐만 아니라, 산업 초기에는 모든 것을 자기가 직접 하는 통합형 기업이 더 유리하지만, 산업이 점점 성숙함에 따라 통합형 구조의 장점은 점점 사라질 것이라는 점은 이미 PC산업에서 경험한 바와 같다. 

 

 

6. Epilogue

 

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하면, MS가 태블릿PC를 본격적으로 제조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MS가 모바일 OS 시장에서 전혀 입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고 PC산업에서 하드웨어 제조업체들과 오랫동안 협력해 왔던 경험을 염두에 두면, MS가 태블릿PC 시장에서 제조업체들을 적으로 돌리면서까지 하드웨어 시장을 차지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설사 태블릿PC 시장에서 일시적으로 성공한다 해도, MS Office와 같은 무기를 갖지 못한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MS의 전략이 성공하지 더 힘들고, 애초에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MS와 손잡고 윈도우폰 시장을 키워나가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면 MS는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영영 놓칠지도 모른다. MS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MS 역사를 보면 꾸준히 하드웨어로의 사업 다각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IT제국’ 건설에 대한 갈증이 있는 듯이 보인다. 아주 빨리, 끊임없이, 변화하는 IT산업 특성으로 말미암은 불확실성을 염두에 둘 때, value chain 구성요소간의 관계가 어떻게 바뀔지, value chain 중 어느 곳에 입지를 확보하는 것이 좋을지 등의 문제는, ‘영속기업(going concern)'의 조건을 확보해야 하는 기업에게는 영원히 풀지 못할 숙제이다.

 

 

■ 이 글의 축약본은 2012년 8월 24일 조선일보에 게재되었습니다.

Posted by 조 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