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스마트 TV 산업에 관한 두 번째 글이다. 첫 번째 글에 이어서 스마트 폰과 스마트 TV의 차이, 스마트 TV의 세 가지 성공요인, 스마트 TV 관련 기업들의 전략에 대해서 살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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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스마트 폰 vs 스마트 TV

 

스마트폰이 일반화되고 스마트 TV가 보급되기 시작하자, 흔히 용도나 이용패턴, 그리고 향후 보급 속도 및 주요 기업 면에서 이 둘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 둘은 기본적으로 스마트 디바이스라는 점에서 이 책에서 지금까지 살펴 본 많은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화의 진전과 관계없이 휴대폰과 TV라는 특징에서 기인하는 차이점도 많다.(이 부분은 한영수, “스마트폰과는 다른 스마트TV 시장의 전개 양상” LG Business Insight,, LG경제연구원, 2010, 12. 29을 참고하였다.)

우선 기기 특성 면에서 볼 때, TV는 대화면, 원거리 이용, 고정형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용 패턴 면에서는 주로 가족이 공유하면서 편안한 자세(Lean Back)에서 보는 것에 익숙한 기기이다. 따라서 가족이 함께 편한 자세에서 수동적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 드라마 등 영상물 시청이 주된 용도가 될 것이다. 그에 비해 SNS, 이메일, 검색 등 개인형 능동형 서비스의 이용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영상물 시청 이외의 애플리케이션 이용 패턴도 많은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위치정보 서비스 등 모바일 특화 서비스의 활용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에 비해 대형 화면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앱, 예컨대 게임같은 앱이 인기를 클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스마트 TV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무엇이 될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많다. 심지어는 스마트 TV에서도 영상물 시청이 주를 이룰 것이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의 소비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편 교체주기는 휴대폰이 2년 남짓인데 비해 TV는 약 7~8년이다. 휴대폰은 1년에 18~19억대가 판매되는 반면 TV는 2.5억대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그만큼 스마트폰에서 보았던 급격한 변화가 스마트 TV에서는 일어나기 어렵다는 뜻이다. 물론 스마트화를 통해서 TV를 지금까지의 가전제품에서 IT 기기화 하는데 성공하면 교체주기가 다소 짧아질 가능성은 있다.

 

 

7. 스마트 TV의 세 가지 성공 요인

 

(1) 콘텐츠

 

스마트 TV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영상 콘텐츠 확보 능력이다. 영상 콘텐츠는 지상파 방송사 및 채널 사업자(PP, Program Provider)들의 실시간 채널과 영화·TV 드라마 등 VOD(Video On Demand)가 있다. 실시간 채널은 안정적인 방송 송출이 중요하기 때문에 QoS를 보장하는 유료 TV 방송사업자(CATV, IPTV)가 사실상 독점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물론 최근에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채널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사 채널을 제공하는 ‘푹(Pooq)'이 한 예이다. 그러나 이 같은 서비스는 아직 시범적인 시도 단계에 머물고 있으며, 스마트 TV 사업자들도 단기적으로는 실시간 채널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의 주된 관심사는 좋은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VOD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다. 한편 유료 방송 사업자들은 실시간 채널에 더하여 부가서비스 개념으로 VO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Netflix 등 OTT 사업자들은 VOD를 본업으로 하여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 TV가 등장하면서 애플, 구글, 글로벌 TV 제조업체들이 일제히 영상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나서자, 주요 영화사나 TV 방송사들은 경계의 눈초리를 보이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유료 방송 및 OTT 사업자들과 함께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구축하고 있는데, 이들 강력한 경쟁자들이 진입하여 유료 TV 시장을 장악하고, 콘텐츠 기업들은 이들이 정하는 수익모델에 종속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아마 아이튠스를 계기로 유료 음악에 대한 주도권이 음반사에서 플랫폼 사업자에게 넘어간 경험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주요 영화사나 TV 방송사가 스마트 TV 플랫폼에 콘텐츠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CATV나 IPTV 또는 OTT에 비해서 영상 콘텐츠가 더 나을 것이 없는 형편이다. 차별적인 콘텐츠가 없는데 굳이 비싼 값을 주고 스마트 TV를 새로 장만하거나 스마트 TV용 셋톱박스를 따로 구매할 이유는 없다. 따라서 현재의 관심사는 어떤 스마트 TV 업체가 콘텐츠 사업자와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 내거나, 아니면 이들과의 협상에 성공하여 좋은 콘텐츠를 선점하느냐에 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오늘날의 PC가 그러하듯이 모든 TV는 인터넷에 연결될 것이다. 그 때쯤엔 모든 영상물이 개방성을 특징으로 하는 웹을 통해서도 제공될 것이기 때문에 어떤 TV를 사느냐와 관계없이 다양한 콘텐츠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모든 콘텐츠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어떤 PC를 이용하건 자기가 원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러나 초기에는 플랫폼 업체들의 스토어에 입점한 콘텐츠만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플랫폼 별로 좋은 영상 콘텐츠 확보가 중요한 성공요인이다.

 

스마트폰은 앱스토어에 다수의 개발자를 끌어들여서 콘텐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였다. 그러나 영상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은 양상이 많이 다르다. 우선, 스마트폰 앱스토어에는 불특정 다수의 개발자들이 있지만, 영상 콘텐츠는 지상파 방송사,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 등 소수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따라서 스마트폰 앱스토어는 자신이 정한 원칙을 일방적으로 관철시킬 수 있지만, 스마트 TV 플랫폼 기업은 도리어 콘텐츠 제공자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할 형편이다. 또한 Netflix, YouTube와 같은 OTT도 강력한 CA(Contents Aggregator)이기 때문에 이들을 그냥 하나의 앱처럼 취급할 수는 없다. 사실 이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 ‘스토어’이다. 둘째, 애플리케이션은 플랫폼 또는 하드웨어 의존도가 높다. 예컨대 화면의 크기, 해상도, OS의 종류 등이 바뀌면 거기에 따라 별도의 앱을 제작해야 한다. 그리고 앱스토어에서는 개발자들에게 개발도구(SDK, Software Development Kit)를 제공하고 있다. 그에 비해 콘텐츠는 플랫폼에 따른 최적화 이슈가 별로 없고 콘텐츠를 그냥 플랫폼에 올려주면 될 정도이기 때문에 플랫폼 의존도가 작다. 셋째, 앱은 국가별 차이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 즉, 앱을 만들면, 언어와 문화에 크게 의존하는 내용이 아닌 한,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판매할 수 있다. 그에 비해 콘텐츠는 로컬 특성이 매우 강하다. 따라서 스마트 TV 플랫폼은 각국별로 주요 콘텐츠 사업자들과 별도의 협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콘텐츠 확보가 그만큼 어렵다.

 

영상 콘텐츠 이외의 애플리케이션 활성화도 중요한 이슈이지만, 스마트폰에 비하여 앱스토어 생태계(에코 시스템)를 형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 우선은, 스마트 TV용 앱의 경우 화면이 커서 더 많은 콘텐츠 기획이 필요할 뿐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른 모바일 기기와 연동하여 N-스크린으로 구현되어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만큼 개발비 부담이 크다. 또한 사실상 애플과 안드로이드로 정리된 스마트폰 앱스토어와는 달리 각 제조업체와 플랫폼 업체별로 별도의 앱스토어를 운영하기 때문에 개발자 입장에서 개발 비용과 시간이 증가하는데 비해 사용자 기반은 도리어 더 작기 때문에 좋은 앱 개발 유인이 떨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족이 함께 수동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환경에 맞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무엇인지를 새롭게 찾아나가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2)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과거에는 PC는 QWERTY 자판, 피처폰은 숫자 중심 자판, TV는 리모컨을 활용하여 사람과 기계간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자판이 사라지고, 입력도 편하고 더 직관적인 터치스크린이 스마트폰 UI를 장악하였다. 그에 비해 구글 TV 등 초기 스마트 TV는 리모컨에는 QWERTY 자판이 붙고, 리모컨뿐 아니라 화면을 통해서도 TV를 컨트롤하는 등 기존의 TV에 비해 UI가 더 복잡해졌다. 이처럼 사용자 친화적이지 못한 UI도 아직 스마트 TV 보급을 막는 장애요인이다.

따라서 각 기업들은 저마다 좀 더 손쉽게 스마트 TV를 이용할 수 있는 UI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티브 잡스도 스마트 TV에서 UI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고 본 것 같다. 그는 2011년 말에 발간된 전기에서 스마트 TV 출시 계획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아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통합적인 텔레비전을 만들고 싶습니다. 모든 기기들 그리고 아이클라우드와도 막힘없이 호환되는 그런 텔레비전 말이지요.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갖추는 겁니다. 드디어 그걸 구현할 방법을 찾아냈습니다.”(월터 아이작슨, “스티브 잡스” p. 864)

 

미래의 스마트 TV는 리모컨과 화면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의 UI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음성 인식으로, 이는 이미 애플의 시리(Siri), 구글 안드로이드의 음성 인식 기능 등을 통해 UI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둘째, 동작 인식이 활용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또한 닌텐도 Wii나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기용 동작 컨트롤러인 키넥트(Kinect) 등 게임기에서 활용되고 있는 UI 기능이다. 또한 얼굴 인식 기능을 활용하여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시청할 때마다 TV가 시청자의 얼굴을 인식하고 그 시청자가 좋아하는 채널, 프로그램 등을 추천할 수 있다. 그 밖에 미성년자의 얼굴을 인식하여 성인물에 대한 접근을 차단할 수도 있다.

 

(3) N-스크린 서비스

 

N-스크린 서비스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OSMU(One Source Multi Use)이고, 다른 하나는 ASMD(Adaptive Source Multi Device)이다. OSMU가 좀 더 단순한 형태로서, 어떤 기기를 활용하건 동일한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즉, 동일한 음악, 동영상, 주소록, 이메일 등을 여러 기기에서 공유하고, 더 나아가 귀가 중에 스마트폰에서 보던 영화를 집에 와서는 TV를 통해서 계속 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이다. OSMU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보급이 늘어나면서 이미 상당히 활성화되고 있다. 한편 ASMD는 한 사람이 여러 기기를 동시에 활용하면서 각 기기의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다. 예컨대 TV를 통해서 프로야구 중계를 보면서 출전선수들에 관한 정보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제공받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활용하여 스마트 TV를 작동시키는 것도 이 경우에 속한다.

이러한 N-스크린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모든 기기들이 통신망으로 연결되고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서 콘텐츠와 서비스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기기간의 원활한 연동을 위해서는 동일한 플랫폼, 즉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N-스크린은 스마트 TV가 기존 TV와 차별화할 수 있는 중요한 특징이다. 앞에서 보았듯이, 스티브 잡스도, UI와 더불어, 기기간 및 클라우드와의 손쉬운 연동을 스마트 TV의 핵심 기능으로 꼽고 있다. 사람들은 TV를 보면서 통화, 웹 브라우징 등 다른 일을 함께 하는 경향이 많이 있다고 한다. 또한 TV에서 제공되는 화면에 맞는 보충 정보를 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지만, 본질적으로 수동적인 이용 행태를 보여 온 TV와 다른 스마트 기기를 동시에 활용할 경우가 과연 얼마나 자주 있을까 하는 회의적인 시각 또한 만만치 않다. 결국은 소비자의 이용 패턴을 바꿀만한 애플리케이션 및 콘텐츠, 그리고 UI가 결합되어야 TV를 포함한 N-스크린 서비스가 본격화될 수 있을 것이다.

 

 

8. 스마트 TV 기업들의 전략

 

앞에서 스마트 TV를 기기, 플랫폼, 네트워크 주도형으로 분류하였는데, 여기에 맞춰 세 가지 형태의 기업들의 전략을 살펴본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기기도 만들지만, 특성 면에서는 전통적인 TV 제조업체와 많이 다르기 때문에 플랫폼 주도형으로 분류하였다. 그러나 뒤에서 보듯이 이들 세 가지 유형의 플레이어는 서로 다양한 형태의 협력과 경쟁 관계를 맺고 있다.

 

(1) 애플 - 플랫폼 주도형 (1)

 

따지고 보면, 최근 스마트 TV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애플 때문이다. 아이폰, 아이패드에서 큰 성공을 거두자 이제는 ‘iTV'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고, ’아이폰 쇼크‘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는 삼성, LG 등 제조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선수를 치기 시작했다. 게다가 2011년 출간된 스티브 잡스 전기를 계기로 애플의 스마트 TV 출시가 임박했다고 느끼면서 관심이 크게 고조되었다.

애플은 2007년 초에 ‘애플 TV’를 최초 출시한 이래, 2010년과 2012년에 업그레이드된 모델을 내놓으면서 꾸준히 TV 시장에 관심을 보여 왔다. 그러나 ‘애플 TV’는 스마트 TV가 아니다. iOS를 탑재함으로써 다른 애플 기기들과 연동이 되기는 하지만, 동영상 서비스 이외에는 웹 브라우징이나 앱스토어 기능이 없다. 쉽게 말해 온라인 비디오 대여점인 셈이다. 2010년 업그레이드 버전에서는 아이튠스의 동영상 프로그램 이외에도 Netflix, Hulu와 제휴함으로써 콘텐츠를 보강하였지만, 여전히 경쟁사 대비 차별화 포인트는 없다. 셋톱박스 가격도 99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에 하드웨어를 통해 큰 이익을 기대하는 것도 아니다. 판매 대수는 분기에 1~2백만 대 정도로, 분기당 2,500만대 이상 팔리는 아이폰에 비해 아주 미약한 수준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은 애플이 TV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위한 준비 단계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 TV’를 발표할 때, 평상시 즐겨 쓰는 '하나 더(one more thing)'라는 표현 대신, ‘취미 하나 더(one more hobby)'라고 말한 것 자체가 이 같은 상황을 잘 설명해준다.

 

그러나 이제 애플에게 TV가 더 이상 ‘취미’가 아닌 ‘본업’이 될 시기가 임박하고 있다. 대체로 이번에는 셋톱박스가 아닌 일체형 TV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애플 특유의 신비주의 때문에 셋톱박스도 포함될지, 또는 심지어는 셋톱박스만 출시될지 등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 경우이건 사용자 인터페이스 면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은 분명하다. 새로운 UI의 대표적인 예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음성인식 기능 '시리(Siri)'일 것이다. 음성인식 기능은 애플 뿐 아니라 다른 기업에서도 많이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 새로울 것이 없다. 그러나 애플이 확보한 막대한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에 나온 재미있는 할리우드 영화 없을까?”라고 물어보면, 이 고객의 신상정보와 이용패턴을 감안한 맞춤형 리스트를 제공할 수 있다. 이밖에도 리모컨, 화면 구성 등 나머지 UI도 아주 간단하고 직관적인 형태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2010년에 출시된 ‘애플 TV’의 리모컨도 조작 버튼이 6개에 불과하다.)

그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애플 기기간의 연동이다. 애플은 이미 iOS 5 버전에서 'AirPlay'라고 부르는 '애플 TV'와의 연동 기능을 대폭 개선했다. 아이폰, 아이패드로 보던 동영상을 그대로 TV를 통해서 이어서 시청하는 것은 물론이고, 여러 개의 아이패드와 TV를 연결하여 스크린 분리(Split-Screen)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등 다양한 형태의 N-스크린 서비스가 가능하다.

그런데 경쟁구도 관점에서는 UI보다 콘텐츠 확보 및 수익모델의 변화가 더 중요하다. 일반인들의 예상보다 애플 스마트 TV 출시가 늦어지는 것도 UI 문제가 아니라, 유료 방송 사업자 및 이들과 연합하여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향유하고 있는 콘텐츠 기업들과의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애플이 유료 방송 및 콘텐츠 기업들의 파이를 빼앗는 게 아니라 새로운 파이를 만들어 내려한다는 점을 설득할 수 있는지, 그리고 거기에 걸 맞는 수익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이다.

 

(2) 구글 - 플랫폼 주도형 (2)

 

TV 시장에서 구글의 목표는 분명하다.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에서 누리고 있는 시장 지배력을 TV 시장으로 전이시켜 플랫폼을 장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광고 및 콘텐츠 매출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구글은 2010년 10월 안드로이드 기반의 '구글 TV' 플랫폼을 탑재한 소니 TV와 로지텍(Logitech)의 셋톱박스를 선보였다. 스마트폰, 태블릿에서와 마찬가지로 구글은 플랫폼과 콘텐츠 공급을 담당하고 디바이스는 전문 제조업체와 제휴하는 형태를 취했다. 구글 TV는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동시에 검색 등 웹 서비스, 앱스토어 이용이 가능한 본격적인 스마트 TV였다.

그러나 1세대 구글 TV는 부족한 콘텐츠와 복잡한 UI때문에 실패로 판정났다. 콘텐츠는 Netflix, Amazon과 제휴하고 자사의 YouTube는 확보하였지만, 수익모델의 충돌을 우려한 지상파 방송사들은 구글 TV에 콘텐츠 제공을 거부하였다. 한편 UI 면에서는 검색, 웹 서비스 등의 기능이 더해진다는 데 너무 초점을 맞춘 나머지, TV 시청 관점에서 볼 때 부담스러운 QWERTY 자판 등 복잡한 기능을 리모컨에 덧붙였다. 그 결과 구글 TV 판매는 극히 부진하였고 로지텍은 셋톱박스 제조 중단을 선언하였다.

 

구글은 2011년 11월 업그레이드된 구글 TV를 선보였다. 콘텐츠 강화를 위해서 ‘구글 플레이’에 대한 본격적인 접속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구글 플레이를 통해 만여 편의 동영상, 음악 등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기존 애플리케이션들을 TV용으로 전환하도록 개발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YouTube에 스포츠 실시간 중계 등 실시간 동영상을 제공하기 시작하였고, 2012년까지 엔터테인먼트, 푸드 등 총 19개 카테고리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채널을 100개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UI 측면에서는 안드로이드 폰과 태블릿을 TV 리모컨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였으며, 휴대폰을 통한 음성명령으로 TV를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제조사들도 추가되었다. 소니와 비지오(Vizio)가 셋톱박스를 제조하였고, LG전자는 북미 지역에서 스마트TV를 출시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구글 TV는 아직 본궤도에 진입하지 못하였다. 2012년 2월 말 현재 보급된 ‘구글 TV’용 기기는 백 만 대가 채 안 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는 애플을 제외한 모든 제조업체가 구글과 제휴하여 안드로이드 기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TV에서는 삼성, LG, 소니 등이 모두 자체 플랫폼을 탑재한 스마트 TV 보급에 훨씬 주력하고 있다. 콘텐츠를 보강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료방송, OTT에 비해 나을 것이 없다. 무료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신 광고를 통해서 매출을 올리겠다는 구글의 전략은, 유료 콘텐츠 또는 ‘무료 콘텐츠+광고’를 지향하는 콘텐츠 기업과 충돌이 일어난다. 이 점에서, 아이팟 때부터 유료 콘텐츠 판매에 익숙한 애플에 비해 콘텐츠 기업과의 협상에서 불리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 TV에 비해 새로운 가치를 주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것도 아니고, UI 또한 획기적인 개선은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도 구글은 유료방송 사업자 및 콘텐츠 기업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수립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유료방송 사업자들과는 플랫폼 및 셋톱박스에서의 역할 분담을 통해서 협력 관계를 찾아나가려 할 것이다. IPTV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구글 TV 플랫폼을 탑재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외에도 구글은 모토롤라가 생산하고 있는 셋톱박스를 유료방송 사업자와 협력의 매개체로 삼으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구글은 2012년 8월 TV 플랫폼을 통한 광고를 중단하였다. 즉, 무료 콘텐츠+광고로 콘텐츠 사업자의 수익기반을 악화시키지는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그리고 구글 플레이를 앱 뿐 아니라 영화, TV, 음악 등을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으로 바꿈으로써 유료 콘텐츠 유통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였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종합해 볼 때, 구글이 모바일 기기에서처럼 스마트 TV에서 애플과 세상을 양분하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맹주가 되는 길은 매우 험난해 보인다.

 

(3) 마이크로소프트 - 플랫폼 주도형 (3)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콘솔 게임기 ‘Xbox 360'을 통해서 게임뿐만 아니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었다. 따라서 2011년 9월, MS가 'Xbox TV' 서비스를 출시하여 게임, VOD 동영상뿐 아니라 실시간 TV 채널까지를 아우르는 스마트 홈 엔터테인먼트 허브로 발전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한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방대한 규모의 이용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Xbox 360은 현재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이 거의 7천만대에 이르며, 이 중에서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Xbox Live 가입자’는 2012년 2월 기준으로 4천만대에 달한다. 'Xbox Live'에서는 게임 외에도 이미 온라인 동영상, 컴색, SNS 등 각종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 TV 플랫폼으로의 진화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콘텐츠 또한 Netflix, Hulu, YouTube 등을 이미 제공하고 있으며, ESPN, HBO, Comcast 등이 콘텐츠 공급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UI 면에서도 다른 TV 제조업체보다 더 유리한 조건에 있다. 우선 게임 플랫폼의 특성상 이용자의 능동적인 조작이 필수적이므로 수동적인 TV 제조업체보다 앞선 UI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예컨대 동작인식 콘트롤러인 ‘키넥트(Kinect)'를 Xbox 360에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스마트 TV에 적응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11년 말에 Xbox Live에 음성검색 기능을 도입함으로써 콘텐츠 검색을 훨씬 용이하게 한 것도 다른 스마트 TV 기업에 비해서 한발 앞선 점이다.

기기간 연동을 위해서는, Xbox 360,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을 매끄럽게 연동함으로써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Xbox SmartGlass' 기능을 2012년 10월 윈도우8 태블릿 출시와 함께 선보였다. 이 기능은 기본적으로 애플의 ‘AirPlay'와 동일한 것이지만, 윈도우8뿐 아니라 안드로이드에서도 작동하는 앱을 내놓음으로써 이용자 기반 관점에서 애플을 앞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스마트 TV는 게임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TV 세트를 판매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TV 제조업체와 협력 관계를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애플에 비해 유리하다. 또한 게임기 및 콘텐츠 수수료라는 두 개의 매출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를 기반으로 수수료나 광고 수입을 올려야 하는 구글에 비해서 콘텐츠 업체와 협력의 여지가 더 많다.

이처럼 유리한 조건이 많고, 콘텐츠 업체들과도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관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콘텐츠 확보 협상은 쉽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당초에 2012년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Xbox TV' 셋톱박스(게임기)는 2013년에야 출시될 수 있을 전망이다.

 

(4) 삼성 및 LG - TV 제조업체

 

삼성과 LG는 대체로 유사한 스마트 TV 전략을 펴고 있다. 먼저 양 사는 TV 전용 앱스토어를 보강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삼성 스마트 TV 앱 개발자 커뮤니티인 ‘삼성 개발자 포럼’을 창설, 현재 140여개 국 총 2만 5,000여명의 개발자가 참여한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 TV 앱 개발자 모임으로 성장시켰다. ‘삼성 스마트 허브 플랫폼’에는 2012년 6월에 약 1,700개의 앱이 등록되어 있고 연말에는 약 3천개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앱스토어는 150여개 국에서 60여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2012년 2월 기준 접속 수가 12억 회를 돌파하였다. LG도 자체 개발한 플랫폼인 ‘넷캐스트’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 등록된 애플리케이션 수는 삼성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리고 LG전자는 2012년 6월 TP 비전(옛 필립스 TV), 샤프 등과 함께 '스마트TV 얼라이언스‘ 컨소시엄을 출범하였다. 이 컨소시엄이 공개하는 앱 개발도구(SDK)를 사용하면 각 회사의 스마트 TV OS와 상관없이 얼라이언스 내 모든 스마트TV에 탑재할 수 있기 때문에 앱스토어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에 비해 영상 콘텐츠는 미국의 일부 OTT 사업자와 제휴하고 각국의 로컬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으나, 아직은 각국의 유료방송 사업자에 비해서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편 삼성과 LG는 UI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리모컨 기능 개선과 함께 음성, 동작, 얼굴 인식 등을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

또한 'Smart Share'(LG) 또는 'all share'(삼성)라는 이름으로 기기간의 콘텐츠 공유, 스마트 TV와 여러 대의 태블릿·폰을 결합한 다자간 게임, 스마트폰을 리모컨으로 활용하는 등의 다양한 N-스크린 서비스도 이루어지고 있다.

하드웨어 관점에서 마지막으로 주목할 것이 삼성이 2012년 CES에서 선보인 ‘에볼루션 키트(Evolution Kit)'이다. 이는 핵심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담은 명함 크기의 키트로서 이것을 바꿔 끼우면 관련 기능이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사실 스마트 TV의 기능은 대부분 TV가 아닌 셋톱박스에서 수행할 수 있고, TV의 수명이 다른 스마트 기기보다 훨씬 길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마트 TV 세트‘가 아닌 ’스마트 셋톱박스‘를 통해서 ’스마트 TV 서비스‘를 구현하는 방식이 대세가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TV 제조업체는 스마트화의 물결에서 소외되고 TV는 디스플레이만을 가진 더미 단말기가 되어 버릴 위험성이 있다. 삼성이 ’에볼루션 키트‘를 도입한 것은 이 같은 위험성을 간파하고 셋톱박스와 TV를 하나로 묶어내려는 시도로 보인다.

 

한편 삼성은 IPTV, CATV 등 유료방송 사업자와의 협력 관계 모색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은 IPTV 사업자들인 미국 Verizon, 북유럽의 Elion, 우루과이의 Antel과 제휴하여 삼성 스마트 TV를 통해서 IPTV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합의하였다.(아틀라스 리서치, “확장되는 삼성의 스마트 TV 생태계- 주요 협력사 현황과 개요,” 2012.8.13) 즉, 별도의 IPTV 셋톱박스 없이도 IPTV 서비스에 접속하여 콘텐츠를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은 국내에서도 KT나 케이블 TV 사업자와 이와 유사한 제휴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5) CATV 및 IPTV - 유료방송 사업자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이들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셋톱박스를 통해 이미 인터넷 망에 연결되어 있으며 다양한 VOD 및 제한된 범위의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강력한 가입자 기반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스마트 TV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웹 브라우징, 개방형 앱스토어, N-스크린 서비스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 셋톱박스를 출시하여야 한다. 셋톱박스는 제조업체로부터 주문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그 보다는 독자적인 플랫폼을 유지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독자 플랫폼을 가지려면 별도의 SW플랫폼을 갖추어야 하고, 또한 독자적으로 콘텐츠 소싱과 앱스토어 운영을 해내야 한다. (물론 이 말이 독자적인 OS를 개발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설사 안드로이드 같은 개방형 플랫폼을 쓴다고 하더라도 자기 책임 하에 유지, 보수할 OS를 셋톱박스에 포팅하고, 거기에 스스로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를 채워 나갈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업자가 제공하는 SW플랫폼 및 앱스토어가 통째로 장착된 셋톱박스를 가져다 쓸 것인지의 선택의 문제이다.) 여기에서 이를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자와 다른 사업자에게 의존하는 사업자로 나뉜다.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의 사례만을 보지만, 다른 나라의 양상과 그 시사점도 유사하다.

 

먼저 IPTV를 보면, KT와 SK브로드밴드는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자체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다양한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및 N-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궁극적으로는 이를 ‘스마트 홈’을 위한 콘텐츠 및 서비스 허브로 발전시키려는 전략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통신서비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양대 사업자가 독자적으로 스마트 TV 및 스마트 홈 전략을 추진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그에 비해 후발 주자인 LG유플러스는 구글 TV와 제휴하여 스마트 TV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하였다. 'U+TV G'라는 브랜드의 이 서비스는 기존 IPTV 실시간 방송 채널과 VOD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유튜브를 통해서 앱 및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N-스크린 서비스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통한 방송 시청, TV에서 스마트폰 화면 구현, 사진 및 SNS 공유 등이 가능하다. 이용가격은 3년 약정 시 월 9,900원으로, 유사한 채널 수의 IPTV 서비스와 비교할 때 불과 월 900원 비싼 수준이다. 구글 플랫폼이 앞으로 더 많은 콘텐츠와 앱을 공급하게 되면 LG의 VOD 및 앱 매출은 줄어들거나 최소한 성장이 둔화될 위험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유플러스는 후발사업자로서 구글 플랫폼 탑재를 통해 IPTV 및 스마트 TV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 TV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관찰된다. CJ 헬로비전, 티브로드 등 대형 사업자들은 자체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지만, 강원방송, CCS 충북방송 등 군소 사업자들은 다음TV의 스마트 TV 플랫폼을 자사의 실시간 채널과 결합해서 제공하기로 했다.

 

자체 플랫폼을 가지고 가지 않는 사업자의 선택은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고, 그 선택에 따른 비용과 편익 또한 어느 정도 계산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독자적으로 스마트 TV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한 대형 사업자들이 과연 글로벌 플랫폼과의 제휴없이 독자 플랫폼만으로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앞으로 좀 더 논의가 필요한 이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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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 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