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2021년 6월 4일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다.

 

행동주의 펀드인 Engine No. 1이 미국 최대 석유회사인 엑슨모빌의 이사 자리 셋을 차지하였다.

지난 5월 26일 주총이 열린 직후 Engine No. 1이 최소한 두 자리를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왔었는데, 어제 세 명으로 최종 확정되었다. Engine No. 1은 주총에서 네 명의 이사 후보를 추천하였는데, 전세계 3대 자산운용사인 BlackRock, Vanguard, State Street를 포함한 주요 기관투자자의 지지를 받아 경영자측 이사 후보 세 명을 제친 것이다.

 

MSCI는 이 주총 결과를 행동주의 펀드의 "역사적인 승리"라고 표현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입장이 엄청나게 바뀌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은 엑슨모빌이 탄소 절감에 너무 소극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는데,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을 계기로 행동에 나선 것이다. 덧붙여서, MSCI는 엑슨모빌 이사들이 전문성이 부족하고, 저탄소 시대로의 전략적 이행을 주도할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는 판단도 이번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하고 있다.

 

엑슨모빌 주총 결과는 지금까지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이라고 투자자들이 지적하는 것을 건성으로 듣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던 기업들에게 큰 경고 메시지가 될 것이다.

 

덧. ESG에 그렇게도 관심이 많은 것처럼 떠들던 우리나라 언론들은 몇몇 경제지를 제외하고는 이렇게 중요한 사건을 온라인에서조차 별로 다루지 않은 것 같다.

Posted by 조 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