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잡스는 과연 본인이 없는 애플이 잘 되길 바랐을까? - 애플의 욱일승천 시기가 끝난 세 번째 이유
I want to tell you three stories about the future of Apple. That's it. No big deal. Just three stories. Here is the last story...
('slightly' plagiarized Stanford University Commencement Address of Steve Jobs)
애플의 미래에 관한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경쟁자들도 이제는 애플이 관심을 두고 있는 사업영역(Where to Play)과 사업전략(How to Play)을 알고 있으며, 그만큼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애플이 과거보다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한편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애플의 가장 중요한 전략인 폐쇄적인 수직결합이 계륵이 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애플이 이 전략을 지키건 아니면 버리건, 지금보다는 나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두 이야기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잡스의 죽음과는 관계없이 애플에게 닥칠 어려움에 관한 것이다.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잡스의 죽음이 애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잡스가 떠난 이후에도 애플의 창의성 또는 혁신이 잘 유지될까? 좀 더 포괄적인 의미에서 잡스 사후에도 애플은 잘 해낼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이 제기했던 이런 질문에 대해서 답을 찾아보려 한다. 그러나 나는 이를 가능한 한 잡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창의성을 조직에 내재화하는 문제, 창의성과 기업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의 관계, 잡스의 리더쉽과 애플이라는 조직 간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2. 창의성을 조직에 내재화하는 문제
잡스가 PC·MP3·휴대폰·영화·음악 등 자신이 관여한 모든 산업 분야를 일신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이 그의 창의성에 있다는 것은, 그가 "미국 경영자들이 뽑은 가장 창의적인 CEO"라는 말을 굳이 빌지 않더라도 너무나 분명한 사실이다. 잡스 스스로도 "내가 제일 잘하는 건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내가 즐기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을 옹호하면서, "매킨토시가 위대한 상품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사람은 우리다. 시장조사는 하지 않는다. 그레이엄 벨이 전화를 발명할 때 시장조사를 했는가 말이다. 천만의 말씀."이란 말을 덧붙이기도 한다.
많은 기업들은 혁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Business Week은 2005년부터 매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들을 선정하고 있는데, 애플이 지속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구글, MS, 3M, P&G 등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모두 체계적으로 혁신을 장려하는 기업문화와 제도를 가지고 있다. 예컨대 지속적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는 3M의 경우 “혁신”을 기업의 핵심가치로 채택하고 있으며, 근무시간의 15%를 자신이 선택한 신규 프로젝트에 쓰도록 장려하는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 구글의 기술직 직원들도 20%의 시간을 자신이 선택한 신규 기술 프로젝트에 할애하도록 하고 있다. 기업의 혁신을 도와주는 컨설팅 회사도 많은데,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IDEO가 가장 대표적인 예이다. 또 다른 혁신 기업인 P&G는 IDEO의 오랜 고객이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혁신을 잘하는 기업이 있고, 조직을 창의적으로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도 있다. 그러나 잡스, 빌 게이츠, Larry Page가 창업을 할 때 가졌던 ‘창의성’과 기업이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혁신’의 성격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즉, 이들 ‘창업자’의 창의성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는 big move였는데 비해, ‘기업’들의 창의성은 기존 패러다임 내에서의 연속적인 small move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후자는 리더와 조직의 의도적인 노력을 통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인데 비해, 전자는 시스템의 노력을 통해서 길러 진다기 보다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이렇게 볼 때 특정 기업이 창업 이후에도 연속적으로 big move가 가능하도록 창의성을 내재화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본다.
애플은 이례적으로 지난 30년간 여러 차례의 big move를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MS, 구글 등과 뚜렷이 비교된다. 이는 다시 말하면 애플의 big move라기 보다는 잡스가 애플이라는 ‘도구’를 통해 이루어낸 big move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3. 창의성과 기업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 또한 창의성에 대한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예컨대 2005년 발간된 스티브 잡스 평전 "Icon: Steve Jobs"의 저자들은 디즈니의 아이스너 회장과 잡스의 대결 구도에서 디즈니가 창의성을 상실한 한 원인을 찾으려 하고 있다. 저자들은 아이스너 회장도 매우 창의적인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업을 창업한 적이 없는, 자기만의 쇼를 보여준 적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기껏해야 "창조적인 모험가"였다면, 잡스는 "창조자"였다고 비교하고 있다. "영혼을 잃고 손쉬운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는" 디즈니와 픽사의 작품에서 창조력 차이가 뚜렷이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어느 기업에서건 창업자와 최대주주, 그리고 최고경영자는 특성과 인센티브 면에서 서로 다른 것이 분명하지만 창의적인 기업의 경우 그 차이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인지 모른다.
재무적인 성과를 위해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예컨대 디자인, 폐쇄적인 수직 결합)를 포기하지는 않으려는 잡스라는 창업자가 경영하는 애플의 행동양식은 다른 기업과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애플의 한 초창기 멤버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우린 돈 때문에 일한 게 아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일했다."
그러나 창업자 또는 대주주가 아닌 최고경영자가 시장의 기대에 반하면서, 즉 재무적인 성과를 무시해가면서 어떤 move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잡스는 온갖 비난과 비판을 무릅쓰고 자신의 고집을 내세워서, 기존의 이론을 뒤집어가면서까지 성과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런 행동을 시장과 이사회에서 주기적으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최고경영자에게서 기대할 수 있을까?
4. 예술가 잡스 vs. 기업가 잡스
그에 관한 많은 글들은 그의 예술가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늘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교차점에 서 있었다. 그는 음악, 그림, 영상을 사랑했다. 그러면서 컴퓨터도 사랑했다. 언젠가부터 잡스는 제품 프레젠테이션 말미에 간단한 슬라이드 한 장을 보여 주기 시작했다. 슬라이드에 담긴 것은 인문학과 과학기술이라는 이름의 거리가 만나는 교차로를 표시한 도로 표지판이었다. 그곳이 바로 그가 머무는 곳이었다.”
더 나아가 그는 한 잡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예술가로서 창의적인 방식으로 삶을 살고 싶다면 너무 자주 뒤돌아보면 안 됩니다. 그동안 무엇을 해 왔든, 어떤 사람이었든 다 버릴 각오가 돼 있어야 합니다.” 또한 잡스는 "어떤 이가 실패의 위험을 무릅쓴다면 그는 예술가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창의성이 가지고 있는 내재적인 실패의 위험을 감안할 때 예술가=창조자라는 등식은 너무나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Icon의 저자들은 다음과 같은 구절로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그에겐 아직도 승리하고 싶은 싸움이 남아 있다. 그것은 돈이나 명예, 영광과는 관련이 없다. 최고의 싸움이 그렇듯이 이번 싸움도 개인적인 것이다. (예술가) 스티브 잡스는 빌 게이츠를 이기려 한다. 이 싸움은 셰익스피어적인 것이며 근본적인 것이고 감정적인 것이다. 그 싸움을 지켜보는 것은 21세기 벽두의 가장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 우리는 애플과 MS의 싸움으로 이해하는 큰 싸움을 잡스는 완전히 개인적인 문제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예술이 시스템으로 반영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5. 위대한 기업(Great Company)의 리더쉽 특성
이제 잡스의 리더쉽에 대해서 이야기 할 차례이다. 그에 앞서 좋은 리더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내가 보기엔 가장 좋은 경영 서적 중 하나인 짐 콜린스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에서 분석대상 1,435개 회사 중 최종적으로 위대한 기업으로 선정된 11개 회사가 가지고 있는 공통점을 다양한 각도에서 제시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이들 위대한 기업에는 모두 최고 수준(Level 5)의 리더쉽을 갖춘 CEO가 있었다.
Level 5 리더의 특징은 ‘겸양과 의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Level 5 리더와 그렇지 않은 리더의 특징을 좀 더 살펴보자.
-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전환할 수 있는 초일류의 성과를 창출했음에도, 대중 앞에 나서서 떠벌리기를 꺼린다. 제 자랑을 늘어놓은 법이 없다.
- 필요한 일이라면 아무리 어렵더라도 해내고야 마는 불굴의 의지를 보인다. 그렇지만 조용하고 차분하게 결정하여 행동한다. 카리스마 보다는 주로 높은 기준에 입각하여 동기를 부여한다.
- 회사가 자기보다는 다음 세대에 훨씬 승승장구하기를 바란다. 그에 비해 이보다 못한 기업의 리더들은 자기 개인의 위대함에 대한 평판에 더 관심이 큰 나머지, 회사의 차세대 후계자를 세우는데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가 떠난 뒤 그곳이 풍비박산하는 것보다 자신의 개인적 위대함을 더 잘 입증해 보이는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
- 결과가 나쁠 때는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고, 회사가 성공했을 때는 다른 사람들과 외부 요인들, 행운에 찬사를 돌린다.
이러한 Level 5 리더의 특징은 일반적인 믿음, 즉 회사를 발전시키는 데는 퍼스낼리티가 뚜렷한 전설적인 구세주가 필요하다는 믿음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짐 콜린스는 다른 기업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좋은 기업이라고 해서 카리스마가 넘치는 비전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
6. 리더로서의 잡스의 품성
잡스가 ‘못된 성격’을 지녔다는 것은 이젠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Icon에 나와 있는 잡스에 관한 몇 가지 표현을 보자.
- "그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화나게 만들었다. 또 수시로 마음을 바꿨다."
- "스티브는 같이 회사를 세운 동료들 가운데 다수에게 스톡옵션을 주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 "스티브의 세계에 속한다면 모든 면에서 스티브에게 충성을 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을 시베리아 유형지에서 보내야 한다."
- "스티브는 아주 사소한 문제도 직접 챙기려 드는 마이크로매니저였다."
- "팀원들은 아이디어를 가로채는 스티브의 괴벽을 잘 알고 있었다."
-"스티브는 애플에서 맛본 실패를 충분히 반성하지 않았고 아직도 자신이 쫓겨난 까닭을 알지 못했다."
- "스티브는 다른 사람의 영광을 가로채고 있었다."
- "그에게 계약이란 언제나 변경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잡스는 전기의 마지막 부분에 붙인 자신의 글에서 이렇게 ‘해명’하고 있다.
“나는 내가 사람들을 함부로 다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언가가 형편없으면 그저 면전에 대고 그렇게 얘기하는 것뿐이다.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나의 일이다. 그리고 대개는 내가 옳은 것으로 드러난다. 그것이 내가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 문화이다.....물론 모두가 넥타이를 매고 지식인의 언어와 부드럽고 완곡한 표현을 사용하는 신사들의 클럽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중산층이기 때문에 그런 방법은 모른다.
나는 때때로 사람들을 냉정하게 대했다.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 팀을 탁월하게 유지하는 것은 항상 나의 몫이기 때문에 내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혁신을 꾀하려면 언제나 끊임없이 밀어붙여야 한다...“ (pp. 884-885)
전기 작가 아이작슨은 그의 성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그 나름의 결론을 내리고 있다.
“잡스에게 ‘왜 가끔씩 그렇게 못되게 구는 겁니까?’라고 물으면 ‘난 원래 그런 사람입니다.’라고 대답하지만, 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자신을 통제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그는 사람들을 판단하고 그들의 내적인 생각을 읽어낼 수 있기 때문에 그들과 사이좋게 지내거나 그들을 구워삶거나 그들에게 상처 주는 법을 아는 것이다.
그의 이런 심술궂은 성격은 도움이 되기보다는 해가 되었다. 그러나 가끔은 한 가지 목적에 기여하기도 하였다. 다른 이들에게 상처 주는 것을 피하려 노력하는 상냥하고 예의 바른 리더들은 대개 효과적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 잡스가 가장 못살게 군 동료들 수십 명의 입에서 나온 공포담 끝에는, 그들 자신이 꿈도 꾸지 못한 일들을 잡스가 하게끔 했다는 이야기가 뒤따르곤 했다.” (pp. 878-879)
결론적으로 그는 탐욕스럽고 까다로운 성격에도 불구하고 - 그리고 Level 5 리더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음에도 불구하고 - 직원들의 머리와 마음에 열정의 불길을 유지하는 능력이 있었다. 그의 이런 "불가해한 카리스마"와 직원들을 설설 기게 만들었던 "발작적인 분노"가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만들어낸 두 가지 요인이었던 것 같다.
7. 잡스가 없는 애플: 잡스는 정말 무엇을 바랐을까?
그럼 이런 리더쉽을 가진 경영자가 떠난 후, 그가 없는 회사는 어떻게 될 것인가? 앞에서 지적하였듯이 위대한 기업의 CEO는 자신이 없어진 다음에도 리더쉽의 동요가 없도록 하고, 더 나아가 자신보다 더 훌륭한 리더가 등장하여 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후계자를 양성하고 시스템을 갖춘다.
물론 짐 콜린스가 분석한 기업의 CEO들은 창업자나 대주주가 아니고 전문경영인이라는 점에서 잡스의 경우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1985년 스티브 잡스가 떠난 후 애플이 많은 어려움을 겪다가 그가 복귀한 후 다시 화려하게 부활한 점을 감안하면, - 이를 우연이라고 이야기할 사람도 있는지 모르지만 - 스티브 잡스는 시스템보다는 자기 자신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이루려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잡스 또한 자신이 곧 "애플의 심장이자 영혼"임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는 점에서, 잡스 자신이 본인 사후의 애플이 잘 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지 모른다. 그는 "잡스가 곧 애플"인 것을 추구하며 즐기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잡스가 2009년 건강 문제로 애플을 잠시 떠나있었을 때 그의 심정은 어땠을까? 잡스는 자신이 회사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맞서 싸우느라 기분이 우울했다고 아이작슨은 말하고 있다.
잡스가 병가를 낸 직후인 2009년 1월 실적 발표회에서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팀 쿡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사내의 모든 팀이 탁월해야만 만족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틀렸을 때 그것을 인정하는 정직성과 변화를 꾀하는 용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가치관이 회사에 깊숙이 뿌리박혀 있기 때문에 저는 누가 어떤 직무를 맡든 애플은 극도로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이작슨은 이 연설에 다음과 같이 잡스의 반응을 덧붙였다. “잡스는 특히 마지막 문장 때문에 괴롭고 우울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는 자랑스러워해야 하는가, 아니면 상처를 받아야 하는가.”
창업자의 후계자는 창업자의 리더쉽이 회사의 시스템으로 정착되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를 들은 창업자는 그 사실에 상처를 받았다...
8. 애플, 이제 욱일승천의 시기는 끝났다 - Epilogue
잡스는 애플과 함께 탁월한(extraordinary) 성과를 만들어냈다.
잡스가 선택한 전략이나 제품을 만드는 방식은 다른 기업들과는 매우 다른(extraordinary) 방식이었다
잡스의 일하는 방식이나 성격은 아주 특이한(extraordinary) 스타일이다.
그러나 탁월한, 다른, 특이한 상황이 영속한다면, extraordinary하다는 표현이 맞지 않은 것이다. 언젠가는 평범한, 비슷한, 특이하지 않은 상황으로 수렴하는 것은 세상의 이치이다. 다만 잡스의 죽음이 이를 조금 앞당길 지도 모른다.
잡스는 이런 평가가 억울하거나 어쩌면 아예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이는 그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이루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평가를 너무 박하게 하면 안 된다는 그런 판단때문이 아니다. 그는 여느 기업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가치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전기의 마지막 부분에 붙인 자신의 글을 이렇게 마무리하고 있다.
“내게 원동력을 제공하는 것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창의적인 사람들은 이전의 다른 사람들이 이룩해 놓은 것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 고마움을 표한다......(나는) 우리 중 많은 사람들 역시 인류에게 무언가 기여하기를, 그리고 흐름에 무언가 추가하기를 바란다. 이것의 본질은 우리가 각자 알고 있는 유일한 방식으로 무언가를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우리는 밥 딜런의 노래를 쓰거나 톰 스토파드의 희곡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재능을 사용해 깊은 감정을 표현하고 이전 시대에 이뤄진 모든 기여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하고 그 흐름에 무언가를 추가하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나를 이끌어 준 원동력이다.” (p. 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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